Life

행복천재

한아이 2019. 1. 16. 11:52

행복 천재들은 간섭이라는 바이러스가 없는 무균의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유의 공기를 만끽하기 위해 일부러 낯선 도시들을 여행하는 존재들이고, 평가와 감시와 비교가 존재하지 않는 제3의 공간을 가지고 있는 존재들이다. 그들은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문화를 즐기고 예술에 탐닉하는 존재들이다. 그들은 남들의 시선이 존재하지 않아도 불편해하지 않으며, 자연 속에서, 어둠 속에서 자발적 격리를 실천하는 존재들이다. 그들은 소유의 억압을 피하기 위해 경험을 구매하는 존재들이고, 자기만의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돈으로 시간을 사는 존재들이다. 이처럼 그들의 모든 행위는 자유를 향하고 있다. 행복 천재들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그들은 간섭받지 않을 뿐 아니라 타인을 간섭하지도 않는다. 조언이라는 이름으로 타인의 기를 꺾는 쓴소리를 하지 않는다. 몸에 좋은 약이 입에는 쓰다는 비유를 들어 부당한 참견을 정당화하지 않는다. 어른으로서 ‘한마디’ 하라는 전통 의식에도 동참하지 않는다. 굳이 한마디 해야 한다면 그저 격려하고 축하하고 감사해 한다. 요새 유행하는 말로, 지갑은 열고 입은 닫는다. 행복 천재들은 늘 남들이 열심인 일에 한가하고, 남들이 한가한 일에 열심인 법인데, 간섭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이와 달리 행복 둔재들은 빈번한 간섭을 통해 자기 스스로를 억압한다. 간섭을 정당화하기 위해 타인의 삶에 집중한다. 자기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타인의 실수와 실패와 단점을 찾는 데 몰두한다. 타인의 실패를 통해 ‘샤덴프로이데(타인의 불행을 통해 경험하는 쾌감)’를 경험하지만, 그 쾌감은 결코 오래가지 않는다. 간섭하기가 행복에 불리한 이유는 간섭이 삶의 중심을 ‘자기’에게서 ‘타인’으로 바꾸어놓기 때문이다. 행복 천재들이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들로 비칠 수도 있다. 만일 그런 생각이 든다면 의심해 보라. 그 생각 자체가 간섭 사회의 산물이 아닌지. 나이와 성과 직위와 학력으로 강고하게 위계가 세워진 세상에서 수천 년 동안 생성된 간섭 DNA가 만들어낸 생각이 아닌지 의심해보라. 간섭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려는 집단주의의 산물은 아닌지, 내면의 불안을 감추기 위해 타자의 약점을 파고드는 방어기제는 아닌지 의심해보라. 진정, 타인의 행복을 위한 관심인지 자문해보라. 
  
우려와는 달리 행복 천재들은 타인의 삶에 무관심하지 않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이타적이며 공동체적이다. 그들은 타인의 행복을 적극적으로 응원한다. 다만 자기의 경계를 지킨다. 왜냐하면 행복의 본질이 거기에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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